해외에서 신용카드 쓸 때 실제로 붙는 수수료, 카드별로 따져보니 (2024)

내가 500만원 날릴 뻔한 그날의 이야기

작년 가을, 베트남 다낭에 도착한 지 3시간 만에 내 카드가 먹통이 됐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려는데 단말기에 "Declined"라는 빨간 글자가 떴다.

왜? IC칩 비밀번호를 3번 연속 틀려서였다. 국내에서 사실상 비밀번호 누를 일이 없으니 까먹은 것. 그날 택시비는 현금으로 내고, 호텔 체크인도 30분 지체됐다.

이런 사소한 실수 하나가 여행의 첫인상을 망친다. 해외여행 가기 전, 우리는 보통 항공권과 숙소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실제로 여행 중 가장 많이 마주하는 건 '결제'라는 행위다. 커피 한 잔, 야시장에서의 기념품, 식당에서의 저녁 식사까지. 모든 순간마다 카드 수수료가 붙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이 글을 읽고 나면 당장 내 지갑 속 카드들을 꺼내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외 카드 수수료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카드 한 장 차이가 여행 경비를 수십만 원씩 갈라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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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결제 수수료, 당신이 모르는 3개의 층

해외에서 카드를 긁으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수수료가 3중으로 쌓인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매번 5-10%씩 더 내고도 모른다.

첫 번째, 해외 이용 수수료. 대부분의 카드가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될 때 1% 내외를 붙인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결제하면 1만 원이 기본으로 깎인다.

하지만 이 수수료를 아예 면제해주는 카드들이 있다. 하나 트래블로그, 신한 SOL 트래블 같은 카드들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 국제 브랜드 수수료.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붙이는 수수료다. 보통 1% 정도. 이건 카드사가 아닌 브랜드사가 가져가는 돈이라 카드사가 면제해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환전 수수료. 이게 진짜 함정이다. 해외에서 결제할 때 현지 통화가 원화로 환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카드사마다 적용하는 환율이 다르고, 여기에 수수료를 더 붙이기도 한다.

수수료 종류 일반 카드 해외 특화 카드
해외 이용 수수료 1.0-1.3% 0% (면제)
국제 브랜드 수수료 1.0-1.1% 0.5-1.0%
환전 수수료 환율 우대 0-50% 환율 우대 100%
총합 2-3.5% 0.5-1.5%

실제로 내 친구는 지난해 유럽 여행에서 300만 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일반 신용카드를 썼더니 수수료만 9만 원이 넘게 나왔다.

반면 나는 같은 금액을 해외 특화 카드로 결제해서 2만 원도 안 되는 수수료를 냈다. 7만 원 차이, 그걸로 에펠탑 전망대 입장권을 두 번은 샀을 거다.


트래블월렛 vs 트래블로그, 진짜 승자는?

요즘 해외여행 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트래블월렛'과 '트래블로그'다. 둘 다 체크카드 형태지만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트래블월렛은 충전식 선불카드다. 앱에서 원하는 통화로 미리 환전해두고 결제하는 방식. 달러, 엔화, 유로는 수수료가 아예 없고, 그 외 통화는 2.5%의 수수료가 붙는다.

실제로 지난 3월 일본 여행 때 써봤는데, 엔화로 미리 충전해두니 환율 변동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다만 충전 한도가 있고, 잔액을 다시 원화로 바꾸는 게 번거롭다.

트래블로그는 하나은행의 체크카드다. 결제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환전이 되고, 수수료 자체가 없다.

환율이 유리한 순간을 골라 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결제 시점의 환율이 그대로 적용되니까 환율이 높을 때 결제하면 손해다.

항목 트래블월렛 트래블로그
카드 종류 선불 충전식 체크카드
주요 통화 수수료 0% (USD, JPY, EUR) 0% (전 통화)
기타 통화 수수료 최대 2.5% 0%
환전 방식 사전 충전 실시간 환전
ATM 출금 수수료 월 2회 무료 무제한 무료
공항 라운지 유료 무료 (연 2회)

여기서 재미있는 건, 트래블로그가 체크카드인데도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카드에서 트래블로그 신용카드 버전도 내놨는데, 이건 체크카드와 혜택이 조금 다르다.

신용카드 버전은 해외 결제 수수료는 면제되지만 연회비가 있고, 대신 포인트 적립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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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vs 체크카드, 해외에서는 무조건 신용카드인 이유

해외에서 현금을 인출해야 하는 상황, 갑자기 카드가 안 먹히는 상황, 호텔 보증금을 맡겨야 하는 상황. 이런 순간마다 체크카드는 한계를 드러낸다. 작년에 방콕에서 있었던 일이다.

친구가 체크카드로 호텔을 예약했는데, 호텔에서 보증금으로 5,000밧(약 20만 원)을 카드에 임시로 잡아놨다. 체크카드라 그 돈이 실제로 통장에서 빠져나갔고, 퇴실 후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무려 2주나 걸렸다.

그 2주 동안 친구는 현금이 부족해서 여행 일정을 축소해야 했다. 신용카드는 다르다.

보증금이 잡혀도 한도만 차지할 뿐 실제로 돈이 나가지 않는다. 해지되면 바로 한도가 복구된다.

또 해외에서 분실이나 도난을 당했을 때, 체크카드는 내 통장에 있는 돈이 그대로 위험에 노출된다. 하지만 신용카드는 카드사에 전화만 하면 부정 사용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구분 신용카드 체크카드
해외 보증금 한도만 차지 실제 출금
분실/도난 대비 보상 가능 출금액 보상 어려움
결제 취소 빠름 (3-5일) 느림 (2주-1개월)
수수료 카드사별 상이 대부분 동일
추가 혜택 포인트, 마일리지 거의 없음

물론 체크카드에도 장점은 있다. 신용카드를 만들기 어려운 사회 초년생이나, 카드값 폭탄이 무서운 사람들에게는 체크카드가 더 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해외 카드 결제는 국내와 시스템 자체가 달라서, 체크카드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DCC, 당신을 울리는 이중환전의 덫

해외에서 결제할 때 점원이 "원화로 하시겠어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다. 이게 바로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다.

영어로 '동적 통화 변환'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소비자에게 불리한 환율을 강제하는 수법이다. 지난 7월, 내 동생이 괌에서 옷을 샀다.

100달러짜리 셔츠였는데, 점원이 "우리나라 원화로 13만 원입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환율이 1달러에 1,250원 정도였으니 100달러는 12만 5천 원이었다.

그런데 13만 원을 청구한 거다. 5,000원을 더 내라고 한 셈. 동생은 "그냥 원화로 해주세요"라고 했지만, 나는 옆에서 "No, local currency"라고 외쳤다.

DCC가 적용되면 실제 가격의 3-8%가 추가로 붙는다. 왜?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적용한 환율이 은행 환율보다 훨씬 나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중환전이 발생하면 카드사 수수료까지 이중으로 붙는다.

지역 DCC 적용 시 추가 비용 현지 통화 결제 시
동남아 5-10% 0-2%
유럽 3-7% 0-2%
미국 4-8% 0-2%
일본 3-6% 0-2%

DCC를 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결제 단말기에 원화 표시가 뜨면 반드시 "취소"를 누르고 현지 통화로 다시 결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만약 점원이 이미 원화로 결제를 진행했다면, 바로 취소를 요구해야 한다.

대부분의 가맹점은 취소가 가능하다. 실제로 DCC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 금융감독원도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적이 있다.

2023년 기준으로 해외에서 DCC로 인한 소비자 피해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이 돈이 고스란히 카드사와 가맹점의 수익으로 들어간다.


2024년 추천 카드, 내 여행 스타일에 맞는 건?

해외여행 카드 선택은 여행 스타일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연 1-2번 가는 사람, 자주 출장 가는 사람, 배낭여행을 선호하는 사람. 각각에게 맞는 카드가 따로 있다.

1. 연 2회 이상 여행자에게 추천: 현대카드 더 그린

이 카드는 연회비가 2만 원대로 저렴하면서 해외 결제 시 포인트 적립률이 2%다. 게다가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권이 연 4장 제공된다.

라운지 한 번 이용하는 데 보통 3-5만 원인 걸 감안하면 연회비는 순수익이다. 2. 배낭여행족에게 추천: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수수료가 전혀 없고, ATM 출금도 무제한 무료다.

단점은 체크카드라서 호텔 보증금 등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점. 그래도 배낭여행은 호텔보다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하니 큰 문제는 아니다. 3. 비즈니스 출장자에게 추천: 삼성 iD GLOBAL

해외 결제 시 1.5% 할인이 들어가고, 여행자 보험이 자동으로 가입된다.

연회비가 5만 원으로 조금 비싸지만, 출장비를 회사에서 처리할 때 유용하다.

카드명 연회비 해외 수수료 포인트/할인 라운지 여행자보험
현대 더 그린 2만 원 0% 2% 적립 연 4회 기본
하나 트래블로그 없음 0% 3% 적립 연 2회 포함
삼성 iD GLOBAL 5만 원 0.5% 1.5% 할인 연 2회 자동 가입
신한 SOL 트래블 없음 0% 1% 적립 연 2회 포함

내 경우, 작년에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와 현대 더 그린을 함께 가져갔다. 주력 결제는 트래블로그로 하고, 호텔이나 항공권 같은 큰 결제는 현대 더 그린으로 했다.

이렇게 두 카드를 분리하니 수수료는 최소화하면서 혜택은 최대화할 수 있었다.


여행 전날 꼭 확인해야 할 3가지

해외여행 출발 전날, 짐 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카드 상태 확인이다.

첫 번째, IC칩 비밀번호 등록 여부. 우리나라에서는 IC칩 비밀번호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유럽과 동남아에서는 필수다. 등록 안 된 카드는 결제 자체가 안 된다.

카드사 앱에서 바로 등록 가능하니 출발 전에 꼭 확인하자.

두 번째, 해외 이용 가능 여부. 신용카드 중에는 해외 결제가 기본으로 차단된 카드도 있다. 카드사에 전화하거나 앱에서 '해외 이용 가능'으로 설정을 바꿔야 한다.

안 그러면 공항에서 카드가 안 먹히는 대참사가 벌어진다. 세 번째, 결제 알림 문자 서비스. 해외에서 유심을 바꾸면 국제 문자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가족이나 지인의 번호로 결제 알림을 보내도록 설정해두자. 카드가 불법 복제됐을 때 가장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이다.

확인 항목 확인 방법 주의사항
IC칩 비밀번호 카드사 앱 또는 고객센터 3회 오류 시 카드 정지
해외 이용 설정 카드사 앱 출발 2-3일 전에 설정
결제 알림 카드사 앱 또는 고객센터 해외 유심 사용 시 필수

이런 기본적인 준비만 해도 여행 중 카드 관련 스트레스는 80% 이상 줄어든다. 나는 이 리스트를 출발 3일 전에 체크하고, 출발 전날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그래야 마음 편히 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까.


실제 사용기 3개국에서 직접 써보니

직장 동료가 지난 8월에 유럽 3개국을 여행 다녀왔다. 그가 사용한 카드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와 현대 더 그린이었다.

그 경험담을 들어보면 재미있는 점이 많다. 프랑스 파리: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IC칩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트래블로그는 비밀번호가 등록되어 있어서 문제없었지만, 현대 더 그린은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결제가 한 번 거절됐다고 한다. 다행히 앱에서 바로 비밀번호를 재설정했다.

이탈리아 로마: DCC 시도가 엄청 많았다. 특히 관광지 주변 식당과 기념품 가게에서 "원화로 5만 원입니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지 통화로 결제하겠다고 고집한 덕분에 총 30만 원 정도를 아꼈다. 스위스: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일이 있었다.

트래블로그는 수수료가 없어서 마음껏 출금했지만, 만약 일반 체크카드를 썼다면 한 번에 3,000원씩 수수료를 냈을 거라고 한다.

국가 결제 건수 DCC 시도 절약한 금액
프랑스 23건 4건 약 8만 원
이탈리아 18건 7건 약 15만 원
스위스 12건 2건 약 5만 원
합계 53건 13건 약 28만 원

그는 여행 경비로 400만 원 정도를 썼는데, 수수료와 DCC를 피해서 약 28만 원을 아꼈다고 한다. 이 돈으로 루브르 박물관 입장권을 세 번은 더 샀을 거라고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 팁 이중으로 대비하라

해외여행에서 카드 한 장만 믿는 건 위험하다. 반드시 백업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나는 항상 3장의 카드를 챙긴다. 첫 번째는 해외 특화 체크카드. 주력 결제용이다.

두 번째는 해외 특화 신용카드. 호텔 보증금이나 큰 결제용이다. 세 번째는 비상용 일반 신용카드. 앞의 두 카드가 먹통이 됐을 때 쓴다.

이렇게 3장을 준비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태국에서 내 트래블로그 카드가 단말기 오류로 안 먹혔을 때, 현대 더 그린으로 결제를 했다.

만약 한 장만 들고 갔으면 그날 저녁은 굶었을지도 모른다. 해외여행, 준비할 게 많지만 카드 수수료 하나만 제대로 알아도 여행의 질이 달라진다.

이제 당신의 지갑을 열어보라. 어떤 카드가 있는지, 그 카드가 해외에서 어떤 혜택을 주는지 확인해보라. 그리고 여행 전날, 꼭 카드 상태를 점검하라. 그래야 공항에서 당황하지 않고, 현지에서 속지 않고, 집에 돌아와서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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